의료칼럼- 줄기세포와 창조경제⑧
한국줄기세포산업협회 창립에 부쳐
지금으로부터 149년 전인 1865년 5월, 시바 료타로의 역사소설 ‘료마는 간다’로 널리 알려진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함께 요즘의 무역해운회사에 해당하는 ‘가메야마샤추’(가메야마 조합)를 결성했다.
근대 일본의 길을 연 사카모토 료마는 당시 구태한 번과 막부의 규제를 뿌리치고, 서양문물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새로운 일본을 구상하는 작업을 했다.
이듬해 1866년, 사쓰마(현재 가고시마)의 사이고 다카모리와 오쿠보 도시미치, 그리고 조슈(현재 야마구치)의 기도 다카요시 등을 설득해 대정봉환의 공통 기치 아래 삿초동맹을 체결하게 해 막부를 종식시키고 근대 일본을 개조한 메이지유신(1868년)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 결과 일본은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 열강 반열에 오르는 자신들 역사상 최상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가메야마샤추(고종 2년)로부터 시작해 메이지유신(고종 5년) 같은 대변혁이 바다 건너에서 일어나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메이지유신 후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강화도 앞바다에 운요호를 몰고와 강화도조약(1876년, 고종 13년)을 강제 체결할 정도로 양국의 국력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졌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10년이란 세월은 어마어마한 격차를 불러온다는 교훈을 일깨워줬다.
지난 5월 21일 대한민국에서 줄기세포의 생산·유통·소비 산업과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우리나라 줄기세포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국줄기세포산업협회’ 창립총회를 개최해 정관을 채택하고, 회장과 임원진을 선출했다. 이어 제1차 줄기세포 학술심포지엄을 열어 줄기세포 이론과 실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 수는 150명 정도고, 20여명의 각 분야 명사들로 임원진이 구성됐다. 초대 회장에 필자가 추대돼 무거운 책임을 얻게 됐고, 지금은 사단법인 등록절차를 밟고 있다.
지금 우리의 줄기세포 기술수준은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 앞서는 부분도 있고 뒤처진 부분도 있어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10년 전에는 우리의 기술수준이 세계에서 제일 앞섰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주춤거리다 지금은 많이 추월당했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많이 두렵고 한편으로 기대도 크다.
김영실 티아라성형외과 원장, (주)티아라줄기세포연구소 대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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